Tuesday, September 12, 2006

목사경영자(PastorPreneur) 번역 후기

최근 몇 년 사이에 성경원리를 기업경영이나 자기경영 분야에 적용한 책들이 독자들의 많은 관심을 끌어 왔다. 이것은 매우 당연한 결과이다. 성경은 세상의 다른 어떤 고전들보다도 인간의 삶에 관한 중요한 교훈을 많이 담고 있다. 그러나 반대로 기업경영이나 자기경영의 원리들을 교회 운영이나 성도들의 삶에 적용하는 책들은 많지 않았다. 그것은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의 마음속에 심어져 있는 성속을 가르는 이분법적인 사고의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기업경영이나 자기경영의 원리들도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삶에 긍정적으로 사용될 때 그것은 그 자체로 거룩한 것이다. 똑 같은 주방용기라도 시내 음식점에서 사용되면 그것은 돈을 버는데 사용되는 도구이지만, 교회에서 하나님을 섬기는 데 사용되면 성물이 되는 것이다. 하나님은 성경과 교회뿐만 아니라 이 세상 모든 것을 다스리는 창조주이시기 때문에 세상적인 것도 그 분을 위해 거룩하게 사용될 수 있다.

존 잭슨 목사님의 목사경영자(pastorpreneur)를 번역하면서 이런 생각은 더욱 분명해졌다. 존 잭슨 목사님은 카지노장이 많기로 유명한 미국 네바다주의 카손밸리시에서 교회를 개척한 후 5년도 채 안되어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어낸 분으로서 앞으로 미국 교계에 큰 영향을 끼칠 젊은 목사님이시다. 그 분은 이 책에서 복음의 내용은 절대 변할 수 없지만 그것을 사람들에게 전하는 방법은 시대에 맞게 새롭게 변화되어야 한다고 역설하고 계시다. 나는 전적으로 그 분의 견해에 동의한다. 오늘날 제3세계 국가들이나 구 공산권 국가에서는 그리스도의 복음이 사도행전적인 기적을 동반한 채 크게 전파되고 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 희생만을 이야기 하는 데도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며 회심하는 놀라운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그곳에서 선교사로 사역하시는 분들의 간증을 들어 보면 예수님 당시나 초대교회에서 이루어졌던 기적들이 그런 지역에서는 쉽게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예전에 기독교 국가로 유명했던 유럽에서는 교회가 그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과거 한 때 수 천 명이 모여 예배드리던 교회들은 지금은 쇠퇴하여 겨우 명맥만을 유지하고 있다. 그나마 선진국 중에서 교회가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고, 지역사회와 사회전체에 바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곳은 미국이다. 물론 보는 관점에 따라서 미국 교회도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의 교회는 살아 있다. 특별히 존 잭슨 목사님 같은 분들이 있는 한 미국 교회는 쇠퇴하지 않을 것이다. 아니 더 나아가 죠나단 에드워드 목사님 시대의 대부흥운동이 다시 미국에서 일어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존 잭슨 목사님은 예수 그리스도를 향해 뜨거운 열정을 가진 분이시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차가운 이성을 가지고 교회를 개혁해 나가시는 분이시다. 교회도 기업이나 사회단체와 같이 사람들이 모인 조직이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 운영에도 기업경영에 적용되는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 교회는 하나님의 교회이기 때문에 기도 열심히 하고, 말씀만 바로 선포되면 저절로 부흥된다고 말하는 분들이 있다. 그 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그런데 왜 오늘날 한국 교회는 갈수록 힘을 잃고 있는가? 특별히 최근 몇 년 사이에 한국 교회의 교인들의 수는 감소 추세로 바뀌었다고 한다. 앞서 잠시 언급한 대로 예전에 기독교가 전파되지 못했던 국가들이나 지역에서는 사람들에게 성경말씀을 그대로 전하기만 해도 눈물을 흘리면서 회개하는 역사가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한국 사회는 이제 어지간히 뛰어난 목사가 아니고서는 아무리 훌륭히 설교를 해도 성도들의 마음에 감동을 주지 못하고 있다. 말씀이 홍수처럼 넘쳐 나지만 진작 사람들은 목말라 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교회를 계속 운영하는 것이 해답인가? 사람들이 교회로 나오지 않는 이유를 그들의 죄로 물든 심성 때문이거나 세상의 저속한 문화들 때문이라고 비난만 하고 교회는 독야청청해야 할 것인가? 주님은 세리와 창녀들을 만나는 것을 주저하지 않으시고, 그들 속으로 들어가셔서 그들과 먹고 마시면서 그들의 필요를 채워 주셨다. 그리고 그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예화를 들어 복음을 설명해 주셨다. 또한 사람들이 그 분께로 나오기를 기다리지 아니하시고 제자들을 먼저 세상 속으로 보내셨다. 존 잭슨 목사님은 현대적인 방법으로 예수님처럼 복음을 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별히 그 분은 교회운영에도 기업경영과 같이 전략적 사고가 중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전략적 사고란 무엇인가? 그것은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방법들을 체계적으로 수립해서 가능한 모든 자원을 사용해서 그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는 것이다. 교회의 사명은 그리스도의 복음을 세상 사람들에게 전하는 것이다. 존 잭슨 목사는 그 일을 위해 사람들이 스스로 교회로 나오기 까지 기다리지 말고, 먼저 교회가 세상 속으로 다가서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교회가 그것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물론 그 모든 일의 중심에는 복음 증거가 있어야 함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만일 교회 혼자서 그 일을 할 수 없을 때는 지역단체와 전략적인 파트너 관계를 가지라고 권유하고 있다. 교회는 지역사회와 동떨어져 지낼 수 없다. 그리스도인은 세상의 것(of the world)이 아니지만 세상 속(in the world)에서 살아가야 한다. 교회가 세상의 나쁜 문화나 정신에 물들어서는 안 되지만 그렇다고 그것들이 두려워 세상 밖에 머물러서는 더욱 안 된다. 교회는 세상 속에 있으면서 사람들의 삶을 바꾸어 나가야 한다. 그것이 교회의 사명이다.

교회가 그와 같은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비둘기와 같은 순결함과 뱀과 같은 지혜로움을 동시에 가져야 한다. 그리스도의 복음을 비둘기와 같은 순결함에, 전략적 사고는 뱀과 같은 지혜로움에 비유할 수 있지 않을까? 한국교회가 오늘날 당면하고 있는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부흥을 이루어 내려면 종전과 같은 방식으로는 어렵다고 본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한국에도 존 잭슨 목사님과 같은 훌륭한 목사님과 교회 지도자들이 많이 계신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더 많은 목사님과 교회지도자들이 새로운 사고를 가져야 한다. 물론 생각만 바뀌어서는 안 된다. 그 생각을 실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실천력이 동반되어야 한다. 존 잭슨 목사는 이에 대해 로버트 W. 서비스의 시를 인용하여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나약하고, 연약하고, 유순하고, 부드러운 마음을 가진 사람은 승리를 가져오지 못하며
바이킹의 심장과 어린아이처럼 단순한 믿음을 가진 사람들만이 승리를 가져 온다
그들은 필사적이고, 억세고, 물러설 줄 모르며, 두려움이나 패배에도 절대 굴하지 않는다.
나는 그런 사람들을 내가 가진 보배로 장식 드리우고, 내가 가진 고기를 함께 나누어 먹을 것이다. - 로버트 W. 서비스(Robert W. Service)의 "유콘의 법칙(Law of the Yukon)"중에서

한국교회와 한국사회를 위해 새로운 사고와 이를 실천으로 옮기는 많은 목사님과 교회리더들이 배출되기를 진심으로 기도드린다.
2006. 9.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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