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October 16, 2006

결과와 과정

이번에 샬롯지역에서 열린 샬롯지역대부흥성회는 그 자체로는 나에게 큰 의미를 주지 못했다. 그것은 성회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는 은혜를 사모하는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못한 나 자신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하루가 지난 이 즈음에 왜 내가 은혜를 사모하는 마음이 부족했는지 돌이켜 보고 반성의 계기로 삼아보려고 한다.

첫번째, 이번 성회 준비 기간중에 나는 딸아이를 유스그룹 부흥회를 위한 찬양준비모임에 데려다 주기 위해 여러 차례 샬롯한인장로교회를 오고 갔다. 그 과정에서 유스그룹의 찬양준비모임이 학생들의 시간을 지나치게 많이 빼앗는 것에 매우 화가 났었다. 주말 토요일과 주일 오후에 매일 5시간 이상을 연습시키는 것에 질려 버렸다. 아니 모임에 오고 가는 시간을 포함하면 거의 6시간을 연습한 셈이다. 물론 그들이 하나님께 예배하는 데 많은 정성을 기울이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들이 중고등학생으로 한참 학교 공부에 충실해야 할 시기인 것을 감안하면 지나친 면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내가 딸아이를 이번 찬양준비모임에 참석토록 권유한 터라 부흥회 끝날 때 까지 속으로 화를 삼켜야 했다. 딸아이의 시험기간과 겹쳐 아마 딸 아이는 시험을 제대로 치루지 못했을 것이다. 한 밤중까지 시험 공부하느라 딸 아이의 방에 불이 늦게 까지 켜 있는 것을 보고 마음이 안스러웠다. 그런 마음 속에서 부흥회에 참석했으니 은혜를 받기가 쉽지 않았다. 더구나 마지막 날에 아들을 유스그룹 예배에 데려다 주려고 갔었는데 예배 장소가 바뀌어서 크라이스트 커버넌트 교회의 건물들을 일일히 찾아 다니느라 진을 빼는 바람에 막상 부흥회 시간에는 늦게 도착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머피의 법칙인가?

두번째, 이번 부흥회를 위해 직간접으로 기여한 것이 없었다. 지난 부흥회때는 연합성가대원으로 참석하면서 많은 은혜를 받았는데 이번에는 신학교 공부를 이유로, 교회 전도사 일을 이유로 부흥회에 전혀 도움을 주지 못했다. 나의 신앙경험상 은혜를 받으려면 어떤 형태로든지 부흥회에 간여해야 하는 데 그러지 못했다. 부흥회에 직접 간여하지 못하더라도 기도로서 부흥회의 성공을 위해 간절히 기도했어야 했는데 그러지도 못했다. 하나님은 은혜를 받기를 사모하는 사람에게 은혜를 주시는 분이시다. 나는 은혜를 받을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못했었다.

세번째, 그래서 그런지 첫날 집회때부터 찬양이 전혀 은혜가 되지 못했다. 그리고 그날 집회때 인근 프라비던스 하이 스쿨앞에서 사고가 나서 차들이 전혀 움직이지 못해 부흥회 참석자들이 많지 않았다. 이런 저런 이유로 인해 첫날 집회때 큰 감동을 받지 못했다.

오늘 오후에 YMCA 운동장을 속보로 걷는 동안 여러가지 생각들이 떠올랐다. 그 가운데 이번 부흥회에 관한 생각도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성령하나님께서 나의 마음에 감동을 주시면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폴(Paul)! 너는 이번 부흥회를 결과만 보는 것 같구나. 찬양을 하는 사람들의 실력, 참석자들의 수, 진행의 매끄러움, 강사 목사님의 영력 등 겉으로 들어난 것 들을 소중히 여기는 구나. 그러나 나는 너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단다. 나는 이번 찬양 그룹들이 부흥회에 참석하기 위해 다른 주에서 자기 일들을 제쳐두고 열정을 가지고 참석해서 내가 준 달란트를 가지고 열심히 나를 찬양했다는 것을 안단다. 나는 그들이 자랑스럽다. 그들의 찬양을 기쁘게 받았다. 나는 행사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사람들의 관심과 도움이 부족한 데도 그들이 가진 힘을 다하려고 한 것을 보았다. 폴! 너의 생각을 바꾸어라. 나는 결과도 소중히 여기지만 그 보다 과정을 더욱 소중히 여긴단다.' 나는 하나님이 마음에 주신 이 말씀에 회개하는 심령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방관자 처럼 멀찌거니 떨어져 지켜만 보고 있었던 나의 태도에 대해 부끄러워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주님! 저의 생각이 얕고, 경솔했던 점을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주님의 생각이 저의 생각과 다름을 깨닫습니다. 저의 생각이 하나님이 부어 주시는 은혜를 가로 막고 있었습니다. 하나님! 저의 생각의 꽉 막힌 부분을 뚫어 주시기를 소원합니다. 저의 옛사람을 벗어 버리고 새사람이 될 수 있도록 도와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